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정보나눔/알쓸신잡

한나절동안 미아가 되었던 아이폰 되찾기 대소동과 재미난 인연

2010년 4월 15일 새벽 아이폰을 분실하는 대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참고글] 심야에 3030 좌석버스 안에서 아이폰을 분실했다가 찾았습니다.

일반 폰과는 달리 스마트 폰인지라 개인정보 등을 입력하고 관리 하는 것이 유난히 많은 물건입니다.
따라서 분실 했을 때 단순히 전화번호들만 잃어버렸다는 데미지뿐만 아니라 개인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제 스마트 폰에는 최소한의 보호장치인 비밀 번호를 걸어놓고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여간 아래 이야기는 미아가 되버린 아이폰을 되찾기 위해 분실한 다음 날, 동분서주하며 겪었던 일이였습니다.

분실한 다음 날, 주로 활동하는 빨간택시의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DP 그리고 트위터 등을 통해 분실한 사연을 적어서 올렸습니다.
트위터에서 제 아이폰 분실 소식을 들은 으윽님(DP지인)은 제 잃어버린 아이폰에 전화를 해보았답니다.(이미 밧데리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 반포기한 상태)
그런데 놀랍게도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고 그 전화를 받은 사람은 강남에서 산본까지 출퇴근 하는 같은 직장인이였고 그는 역시 같은 아이폰 유저라서 과부의 심정은 과부가 안다고 분실한 당사자에게 본인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전하였습니다.

망설임없이 전화를 건 빨간택시...
전화를 받은 분은 매우 겸손한 이미지였고 언제든 본인이 근무하는 강남쪽 사무실에 찾아오라고 합니다.
근데 본인 사무실이 대로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택가 안쪽에 있으니 잘 찾아오라고 하는데 네비믿고 주소만 불러달라고 하였습니다.

오후 4시... 습득자분이 알려주신 주소로 찾아가보았는데 엇, 알고보니 본인도 회원으로 있는 익숙한 온라인사이트 회사였던 것입니다.
허허... 인연 참~
아무튼 습득자분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였으나 주택가같은 장소라 공중전화도 전화를 빌릴만한 곳도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가지고 있던 넷북과 WIBRO를 통해 온라인 문자 메세지를 보냈지만 역시 묵무무답! (=㉦=);;
차를 몰고 근처에 공중전화가 있는지 찾아 헤메이기 시작합니다. (공중전화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살다가 정작 이렇게 필요할 땐 안보이네요.)
결국 역삼역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갑니다.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적당한 음료수를 사면서 편의점 직원분에게 죄송하지만 전화 한 통화 쓸 수 없냐고 조심스럽게 부탁을 합니다. 
편의점에서 살 물건과 함께 들이미는데 과연 거절할 직원이 있을까요? ㅎㅎ
결국 통화가 되어 다시 사무실 앞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다시 차를 몰고 그 사무실 앞에 섰는데 말쑥하고 귀엽게 생긴 20대 중후반의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아이폰 습득자가 맞으시냐고 간단하게 물어보고 바로 이 물건이 맞냐고 건내주었습니다.

빨간색 게리즈 가죽케이스의 내 아이폰!! (T㉦T);
마침내 네가 돌아왔구나!

감동의 도가니탕에서 춤을 추고 있던 빨간택시는 답례품으로 액션영화 레지던트 이블1편과 3D 애니메이션 엔트블리 DVD 그리고 커피를 가지고 왔습니다. 가지고 온 답례품으로 고마운 마음과 함께 전달하였습니다.
아, 또 하나 봉투에 만원을 담아 함께 건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DVD와 커피는 잘 받았지만 돈은 받을 생각이 없다면서 끝끝내 거절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해당 온라인사이트의 회원으로 서로의 명함을 교환하면서 이런 것도 인연인데 반가웠다면서 간단하게 담소를 나누고 저녁 약속 장소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비슷한 동선을 가질 수 밖에 없겠지만 산본에서 강남 방면으로 출퇴근, 같은 아이폰 유저, 온라인사이트의 직원과 회원 등 유쾌한 공통점이 많았던 만큼 정말 기분 좋은 하루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역시 50만 아이폰 유저들은 개념찬(?) 사람들이라는 것이라고 추켜 세워도 부족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