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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끝에 문화리뷰/맨끝에 영상&게임리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잔혹한 추억


▲ 진추하&아비 <One Summer Night> -말죽거리 잔혹사 OST 중에서


2002년 화제가 되었던 조폭 코미디 영화 '두사부일체'
2004년 현재, 극장 흥행가에 불꽃을 태우고 있는 학원 액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그리고 말죽거리 잔혹사 스탭 유하 감독, 제작자 싸이더스의 노종윤이사, 선도부장역의 이종혁, 엔딩곡 보컬 김진표, 그리고 빨간택시.....
과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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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상문고등학교입니다.
저의 모교이자 요즘 유난히 영화계와 친근하게(?) 자주 등장하는 학교입니다.

모교이긴하나 지독하리만큼 슬픈 기억만 간직했던 학창시절 이었습니다.
금전과 폭력으로 얼룩진 사제관계, 이름만 번지르한 대학진학률, 가짜 학생회장이 있는 곳, 당시 강남 유일의 축제없는 학교, 삭발의 기억.....
모든것은 아니지만 두사부일체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많은 부분이 묘사가 되었습니다.
특히 말죽거리 같은경우에는 본인보다 10여년 앞선 시간이 영화의 무대였지만 저의 학창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게 놀라웠습니다.
극중 현수(권상우)가 마지막에 아마 이렇게 외치죠,

"대한민국 조까라고해!"

라고 표효하고 사라지는 장면에서는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습니다.
물론 실감나는 옥상 싸움씬을 마친 상태라서 관객인 저도 약간의 흥분된 상태였지만 현수의 한마디는 당시 사회와 학교에 대한 욕일 뿐만 아니라 교육을 돈으로 알고 각종 비리와 폭력을 일삼던 당시 교장이하 일부 선생들에게 던지는 한마디로 오버랩되는 것은 제가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말을 대신 해준 것이라서 아마도 카타르시스를 느꼈나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이틴스타로만 보였던 권상우가 배우로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물론 장동건이 영화 '친구'로 완벽한 연기파 배우로 변했던 것 만큼의 에너지를 보이지 않았지만 그동안 저의 머리속에 자리잡은 하이틴 스타 이미지를 말끔하게 벗어던지게 만든 영화가 바로 '말죽거리 잔혹사'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