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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끝에 문화리뷰/맨끝에 영상&게임리뷰

[애니메이션] 작품성과 흥행성을 가진 한국 애니메이션의 등장 '마당을 나온 암탉'


▲ IU(아이유)-바람의 멜로디-<마당을 나온 암탉> OST


한때 한국 영화계에서는 국산 영화를 방화라 불리우고 수입 영화를 외화라고 불리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관객과 도통 호흡하려는 의지가 있는지가 의심스러운 화면색감과 답답한 시나리오의 방화에 비해 허리웃 중심의 화려한 볼거리나 꼼꼼한 시나리오의 외화 간의 대결이 였으니 둘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서 영영 좁힐 수 없는 간극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1999년 한국형 블럭버스터를 표방한 액션영화 '쉬리'가 등장하였습니다.
그동안 화약총을 사용한 총기류 액션이 아닌 실총을 사용한 리얼한 액션과 칙칙함을 벗어난 세련된 화면 그리고 한국적 이념갈등 상황과 개인갈등의 유기적 조화 등 흡입력있는 시나리오를 통해 더이상 국산 영화를 방화라고 부르지않고 해외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관객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 한국영화들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 각종 영화제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감독들을 배출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감상기 서두를 '쉬리'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둘 사이의 연관성 때문입니다.
영화 '쉬리'가 한국 영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한 작품이라면 최근 개봉하여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받아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하지 않을 까하는 기대감이 충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애니메이션 판 '쉬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첫째, 개연성있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우선 원작이 베스트셀러 동화입니다.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가 이미 대중들에게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베스트셀러라고는 하지만 소설과 애니메이션은 대중에게 다가서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각색과 더불어 애니메이션적인 요소가 가미된 시나리오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각색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제작사인 명필름에서 영화계에서 활동하고 검증된 시나리오 작가를 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 투입을 시켰습니다. 즉, 일반 극영화적인 시나리오를 통해 개연성있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었습니다.
둘째, 합리적인 제작시스템이 있습니다.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은 제작투자사에서 제작 진행에 대해 관여를 안하고 애니메이션 실제작 스튜디오에 일임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하는 스텝입장에서는 자율성 넘치는 제작환경 때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수십억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에 제작비와 밀접한 제작 일정에 대한 통제권을 스스로 지키는 것은 쉽지않습니다.(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직접 투자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던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진은 일반 영화제작 시스템처럼 실제작과 제작일정에 대한 분리가 명확한 시스템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셋째, 개성넘치지만 거부감이 없는 비주얼이 있습니다.
그동안 일반적인 하청시스템하에 있던 제작팀이 선보였던 애니메이션들의 비주얼(캐릭터, 배경, 작화, 색지정 등)에서는 구태의연하고 낡은 느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기존 제작 시스템에 의해 전수된 것이 아닌 창작 애니메이션 기획 및 제작 이 가능한 젊은 애니메이터들이 등장하여 기존 제작 시스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주얼들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제작팀들 역시 젊은 애니메이터들이 메인스텝으로 참여하여 경쟁력있는 비주얼을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총체적으로 정리를 해본다면 기존 실패한 한국 애니메이션들의 제작 방법을 벗어나 다르게 접근한 것이 이번 '마당을 나온 암탉'이 호평을 받으면서 흥행 중인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점을 칭찬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후반부의 충격적인 엔딩이 원작에서도 나왔던 엔딩이라고는 하지만 캐릭터 간의 감정변화가 후반부 너무 급격하게 처리되다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공감을 하기에는 조금은 버거웠습니다.
그리고 성우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 것이 여타 한국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연기력이 있는 신구배우들을 캐스팅하였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성우 사이의 갭이 일부 배우에게 좀 보였습니다.
그래도 연기력없는 가수나 연령대를 무시한 단순한 인기로 캐스팅한 것보다는 훨씬 나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선녹음으로 만든 점에서는 아쉬움 속에 놀라운 제작 환경 변화에 대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애니메이션의 엔딩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내면서 이렇게 평을 하였습니다.
'드디어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가진 한국 애니메이션이 등장하였구나!'

▲ 어린이 관객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영화 홍보물 홀더화일

※뱀다리
이 리뷰를 쓰려고 기사 검색 중 오늘의 핫이슈 뉴스로  아래 뉴스가 보였습니다.
이문원이라는 사람의 '마당을 나온 암탉'에 대한 비평인데 공감가는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이 많았습니다. 특히 로맨스가 없는 애니메이션이라 제작 주류관객층의 눈길을 잡을 요소 없이 흥행에 성공한다고 해봐야 간신히 손익분기 넘기는 정도(제작비 30억, 마케팅비 20억으로 150만명 정도가 분기점으로 보고 있음)의 의미가 있고 또 성공하던 실패하던 한극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향후 방향에 딱히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문원이라는 사람은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을 알고 썼다면 저런 단언이 나올 수 있을까 합니다.
저의 이문원의 해당 주장에 대한 반론은 제작 환경에 대한 일방적인 옹호가 아니라 제작 시스템의 변경을 통해 작품성, 흥행성 두마리를 모두 잡은 애니메이션 계의 '쉬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부분입니다.
해당 업계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히 키보드만 칠 줄 아는 이의 어이없는 주장이라고 보입니다.

[이문원의 문화비평]'마당을 나온 암탉' 흥행 성공했다고? 뭘 근거로... 뉴시스|2011.8.7


※ 본문에 사용된 포스터 등 스틸 이미지와 영상물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